"엄·근·진 서울, 펀시티로…남산 스카이 둘레길서 한강보며 조깅"

입력 2023-07-20 18:33   수정 2023-07-21 02:41

“지금 세계인에게 서울은 가고 싶은 도시 ‘톱3’ 안에 듭니다. 사람들이 와서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. 엄근진(엄숙·근엄·진지) 서울을 펀(fun)시티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.”

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속사포처럼 아이디어를 쏟아냈다. 오 시장은 최근 잠수교에서 루이비통이, 경복궁에서 구찌가 패션쇼를 연 것을 언급하며 “이미 서울은 세계인에게 ‘힙(hip)’한 도시가 됐다”고 평가했다.

그는 “서울이 고품격 글로벌 관광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”며 상암동 서울링, 한강 노들섬, 여의도 서울항 개항 등의 프로젝트를 차례로 소개했다. 건물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저층부에 녹지공간을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하는 ‘정원도시’ 개념도 강조했다. 남산에서 한강을 보며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데크를 들어올려 ‘스카이 트레일’을 조성하는 등 서울 시내 둘레길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.

▷이종학 고려대 교수=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지난해 세계 5위라는 일본 모리재단 지표를 인용했는데, 질적인 지표를 많이 활용하는 다른 순위에서는 서울시가 140개 국가 중 68위다. 세계인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는 아직 아니지 않나.

▷오세훈 시장=아픈 곳을 찔렀다. 하지만 도시경쟁력 순위와 삶의 질, 행복도를 평가하는 지수는 다르다. 질적 지표를 활용한 순위에서는 쾌적한 정원 같은 유럽 도시가 높은 순위에 오른다. 인구 20만~30만 명의 도시들과 1000만 명 서울을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.

중요한 것은 어떤 대도시가 되느냐다. 이번에 일본 도쿄 출장을 갔다가 속이 상해 돌아왔다. 10년 전에는 ‘몇 년만 있으면 따라잡을 것 같다’고 생각했는데, 그새 상전벽해가 됐다.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후 일본이 엄청나게 노력한 것이다. 서울이 오스트리아 빈처럼 되기는 어렵다. 그러나 더 쾌적하게 만들면 삶의 질을 분명히 올릴 수 있다.

▷장동한 건국대 교수=작년 이맘때 강남역 수해로 피해가 컸다. 유동인구가 대단히 많은데도 취약한 지역이 있다.

▷오 시장=2010년 우면산 산사태가 굉장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. 수해를 막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수천억원, 수조원이 들어가고 기간도 3~7년은 잡아야 한다. 매년 망설이다가 퇴임 직전 계획에 반영했지만, 이후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. 만들어 놓으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. 빗물이 흘러가는 대용량 터널을 건설하기로 지난해 결정했다.

▷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=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제는 전통시장 보호와 큰 관련이 없다.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는 가운데 규제를 폐지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.

▷오 시장=문제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. 대형마트 영업을 못 하게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가는 게 아니다. 너무 앞서가지 않도록 상생문제를 살펴가며 하겠다.

▷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=서울 합계출생률은 여전히 0.59로 전국 꼴찌다. 서울시 인구도 계속 줄고 있다. 외국인 가사근로자 정책을 제안했는데, 간병인 구하는 문제도 심각하다.

▷오 시장=외국인 가사근로자 시범사업은 홍콩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. 홍콩에선 아이 낳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. 가장 큰 걸림돌은 최저임금이다. 지금 설계해놓은 최저임금 수준의 월 200만원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월 100만원 수준을 주장하려 한다.

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3년간 간병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간병인 부족 문제를 잘 알고 있다. (간병을 위한) 돌봄노동자 수입도 정부에 건의할 것이다. 그 외 방법이 없다. 하나하나 차근차근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게 할 생각이다. 논의가 무르익으면 외국인 인력 도입을 이민사회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.

▷임충식 덴톤스리법률사무소 고문=2030년까지 유니콘 기업 50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공간 조성만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.

▷오 시장=목표가 다소 높긴 하지만,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. 대학이 스타트업 산실이 되는 게 가장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. 또 홍릉 바이오, 수서 로봇, 양재 인공지능 등 산업별로 특별구역을 조성하고 있다.

▷문정숙 디지털소비자연구원장=서울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중 빅데이터 강의를 들었는데 참 좋았다. 그런데 젊은 층만 이용할 수 있는 식의 나이 제한이 많았다. 평생교육을 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.

▷오 시장=옳은 지적이다. 온라인 교육플랫폼 ‘서울런’을 장기적으로는 누구나 무료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 공간으로 바꿔 가도록 하겠다.

▷차은영 이화여대 교수=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목표로 한다면 그에 맞는 숙박시설을 갖추기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.

▷오 시장=맞다. 관광숙박시설 용도로 짓는 건물에 대해서는 더 높은 용적률을 적용하고, 특히 디자인이 혁신적이고 친환경 요소가 있는 숙박시설엔 추가 인센티브를 줘 고급스러운 숙박 공간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.

이상은/최해련 기자 selee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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